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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하루

한여름의 오후.



오후였다. 

배를 타고 섬으로 가는 길에

무엇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지에 대해 배 안의 사람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흔한 단어들이 오가는 와중에.. 배에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주체할 수 없이 흔들리는 배는 뱃머리가 틀어져 깊숙이 빠져들기 시작..

당황하는 가운데 옆에 앉은 남자가 여자를 붙들고 배가 물 속으로 곤두박칠 치는

찰나에 뛰어 내린다. 물속에 푸욱 들어갔다가 나온 뒤 머지 않은 섬까지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헤엄쳐 갔다.

옆에 앉아 이야기를 하는 몸이 좋은 남자는 분위기가 얼음장 같은 섬에서

몸을 피하는 가운데 사라져 버렸다.

무슨일인지 알 수 없으나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

총을 들고 다니는 군인들이 있고 서로를 경계하기 위해 몸을 숨기며 이동하고 있다. 

갑작스런 배의 침몰. 대체 무엇이 중요한 것인가.. 를 각자 떠들어 대던 사람들의

말소리가 귓가에 맴돌면서 위기를 피하게 된 섬에서 다시 몸을 숨기고 상황파악을 해야하는

사태에 맞닥들였다.

죽을 것만 같다. 저들의 갈등 사이에 총이라도 맞게 될까봐..

귀신보다 사람이.. 사람보다 총이 더 무섭다.

그렇게 죽는 것은 생각해 보지 못했기에 총에라도 맞는다면 총알이 몸에 닿기도 전에

심장마비에 걸릴 것만 같다.

전쟁은 위압감을 준다. 갈등의 최고조이고 최전방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여러모로 잔인하지만 동물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자신들은 잔인하지 않은 척 한다.

전쟁은 최고로 잔인하다. 1%의 긴장감을 허락하지 않기에 삶을 긴장감의 연속선상에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맨발로 바위뒤에 몸을 숨긴다. 채 마르지 않은 차가운 머릿결이 온몸에 싸늘하게 전해져온다.

그저 누운채로 꼼짝할 수 없고 하늘만 올려다 본다.

부디 발각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누군가 급히 이쪽으로 뛰어들어온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

급작스럽게 튀어들어와 긴 총을 바위사이에 겨우고 잠시 눈이 마주친 군복을 입은 남자.

어느 편인지 모르겠으나 그저 숨을 멈춘채로 가만히 있는다.

민간인처럼.....

다른쪽을 향해 겨누어진 저 총과 시선이 돌아올까봐 그저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다.

......

오후였다.

그저 무섭다.

무섭고 무섭고 또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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