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nicelee 2007. 12. 6. 01:44

 

 P1080018

< Southwest train, London, lx-2, Athena >

  파리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열차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객차에 네 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젊고 아리따운 아가씨와  그녀의 일행인 나이 지긋한 할머니, 그리고 나이 들고 품위 있는 장군과 그를 수행하는 젊고 잘생긴 소위, 이렇게 넷이었다. 열차가 프랑스와 스페인의 경계에 뻗어 있는 피레네 산맥의 한 터널로 들어섰을 때였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갑자기 쪽 하는 키스 소리가 울리더니 뒤이어 철썩 하고 따귀 때리는 소리가 크게 났다. 열차가 터널을 빠져나왔을 때 네 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젊은 아가씨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저 잘생긴 소위가 해준 키스는 정말 멋졌어. 하지만 할머니가 그를 때렸으니 다음 터널에선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할 거야. 쳇 할머니는 도대체 왜 그러신담? '

 

반면 할머니는 이렇게 생각했다. '저런 못된 녀석 같으니라구!'

저 녀석이 감히 우리 손녀딸한테 키스를 하다니. 하지만 내가 교육을 잘 시켰지. 손녀딸이 냅다 한 대 갈겨 주었잖아. 손녀딸이 자랑스러워. 그러니 다음 터널에선 손도 대지 못할 거야.'

 

한편 장군은 속으로 생각했다. '참을 수가 없군. 부관은 최고의 사관학교를 나왔고 내가 직접 뽑았는데 말야. 정규 과정까지 다 거친 엘리트가 저런 무례한 짓을 하다니. 그런데 저 아가씨는 내가 키스한 줄 알았던 모양이야. 그랬으니 날 때렸겠지. 암튼 돌아가면 혼좀 내주어야지.'

 

그리고 젊은 소위는 이렇게 생각했다. '좋았어, 아주 멋졌어. 예쁜 아가씨한테 키스도 하고 상관의 따귀도 때리는 게 어디 흔한 일이야?'

 

위의 이야기가 시사하는 것은 사람들은 하나의 사실을 놓고도 서로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다.

중략..

서점에 가보면 보디랭귀지 및 그와 관련된 문제들을 다룬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어떤 사람이 팔짱을 끼고 있거나 다리를 꼬고 있거나 턱수염을 쓰다듬는 행위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려주면서 거기에 따라서 어떻게 대응할지를 조언해 준다. 그러나 지나치게 몸짓이나 행동의 의미를 읽으려 들면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는 경우도 흔하다. 고객들은 단지 코가 가려워서 긁적거리고, 편하기 때문에 다리를 꼬고 앉을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 세일즈 불변의 법칙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