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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과 성장

공감을 방해하는 10가지 장애물 ( NVC )



[ 흔적을 남기려 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르클린,NY  2010_12  Eunice]


오늘은 많이도 웃었다. 겉으로도 많이 웃었지만 속으로도 많이 깔깔 거렸다. 우리가 얼마나 공감을 방해하는 말을 쉽게 할 수 있고 그 말로 쉽게 대화를 단절할 수 있는지 연습을 통해서 알아갔는데 그 과정이 너무 일상적이고도 흔한 이야기들이라 재미있었다.

일단 공감한다는 것은 내가 상대를 '잘 알지 못함'을 전제로 한다. 우리는 서로를 안다고 생각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대가 당연히 알겠거니..생각하고 원하는 말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거나 당연히 상대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상대가 말할때 더이상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무슨말 할지 뻔해' 라며 다~~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에 있는 대화를 하지 못하고 '과거'를 보고 대화하기 때문이다. 비폭력대화를 위해서는 '공감'할때 공을 차는 사람을 '상대'로 놓고 전적으로 '상대'의 이야기로 풀어내는데 상대의 느낌과 욕구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거기에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 ' 내 느낌과 욕구'는 없다. 공감은 전적으로 상대가 중심이고 주인공이다.

그리고 상대를 모르고 '현재' 보여지는 것들로 이야기하기에 '추측'해서 물어본다. 내가 상대 기분을 너 우울하지. 라던가. 이 ~해서 ~하는구나? 라며 단정 지으면 안된다. 모든 에너지를 상대가 자신의 욕구나 느낌에 맞출 수 있도록 에너지 흐름을 돌려주는 일이다. 실제로 연습을 해 보면 그 느낌이 뭔지 명확해진다. 소통되었을때의 느낌과 아니었을때의 느낌.

추측은 ~를 원하고 있어? ~가 필요한거니? ~ 이것이 맞아? 이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니? 같은 식의 추측성 질문이다. 내가 추측하는 상대의 '욕구'와 '느낌'을 들여다 봐 주는 것이다. 공감의 기본은 '존중'이다. 거기에 상대를 단정하는 말이 들어가면 존중의 에너지는 방해받고 내가 확실히 알고 있어! 라는 느낌을 주고야 만다.

당신은 상대와 40년 50년을 함께 살아도 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과 '다 알거라고' 혹은 '알아야만 한다'는 대화 속에서 무던히도 틀어지지 않았던가?  절대 당신은 상대를 다 알지 못한다. 매일 이 순간은 새롭다. 상대도 새롭다.

NVC에서 공감을 방해하는 10가지 장애물은 무엇일까?

1. 충고/조언/ 교육하기
*그 나이 때는 한번쯤 다 그런 생각하는 거야
*그런 문제라면 비폭력 대화 책을 보면 아주 도움이 될 거야.

- 이것들은 말하는 사람의 욕구를 들여다보자면 상대에게 '도움'이 되어주기 위해서 하는 일이지만 이런 에너지는 상대에게 전달되었을 때 '긍정적'이지 않다. 이 말을 본인이 들었다고 생각하면 '생각'으로는 도움이 된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우리 몸이 느끼는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을 뿐더러 진전이 없다.

2. 분석/진단/설명하기
* 요즘 그런 식으로 자주 생각하는 거 보니 우을증 초기인 거 같은데
* 네가 원래 성격이 좀 내성적이라 그래
* 그건 네가 MBTI의 __ 유형의 사람이라 그래.

3. 바로잡기
* 낙오자라니, 무슨 소리야. 네가 해놓은 게 얼마나 많은데..
* 그건 네가 잘못 생각하는 거야.

4. 위로하기
* 어머 그래, 너 너무 힘들겠다. 옆에서 보는 내가 이렇게 속상한데 넌 오죽하겠니.
* 이게 다 세상이 그래서 그런 거야 네 탓이 아니야.

- 이것은 여자들이 매우 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위로하기를 공감방해/ 로 놓는 이유는 이 말들이 그 사람의 느낌 차원에서 머물게 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래 너.. 그렇구나~~ 라는 위안이 과연 힘이 나는지. 사람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는 것은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이다. 그리고 힘도 욕구에서 나온다. 그 사람의 욕구를 스스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방향을 틀어줘야 하는데 느낌차원에서 머물러 있도록 하면 '공감'과는 멀어진다.

5. 내 얘기 들려주기/ 맞장구치기
* 나도 그래. 어쩜 그렇게 나랑 똑같니.
* 너도 그러니? 말도 마. 나도 요즘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서 딱 죽고 싶다니까.

- 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초점이 나에게로 오게 된다. 공감은 주인이 상대이기 때문에 나의 기분이나 욕구에 초점이 모아지면 안된다. 또,  '비판'이나 '화' '선악' '벌주기'에 젖어있는 우리들은 이 맞장구치기를 '편들어 주기' 또는 자신이 이해받았다는 기분 때문에 그것을 기분이 '좋다'라고 판단하는데 이것은 생각에서 나온다.

오늘의 카드놀이 중 하나는 한 사람이 카드에 적인 상황에 대한 말을 했을때 나머지 사람들이 공감을 방해하는 말을 먼저 해주고 그 말을 침묵으로 들었을때의 자신의 몸의 반응을 보고 그 후에는 공감의 말을 해주었을때 몸의 반응 즉, 에너지 상태를 느껴보는 것이다.  설정 중 하나는 모임에서 20분이상 혼자만 떠들어 대는 인간에게 비판의 말을 하는데 .. 왜 자기혼자 20분이나 떠들어대고 있는거야? 제재를 가하던지 앉히던지 방해받지 않도록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라는게 설정 '말'이었는데 이때 옆에서 '공감을 방해하는 말'인 '맞장구 치기'가 나왔다 치자.

' 나도 그렇게 생각해~~' 라고.  이때 사람들은 이 말에 거부감 없이 '공감'의 대화로 듣는다. 자신의 불만이나 불평을 '이해해주는 경우' 주로 그렇게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스스로 '편한 느낌이에요'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 생각이 '편한느낌'이라고 판단할 뿐이지 내 몸의 에너지 반응은 이와 다르다. '소통'하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감하는 대화를 해줬을때 느끼는 내 말의 에너지가 상대에게 전달되고 상대의 말이 나에게 전달되어서 그 말에 에너지 파장이 평화롭게 왔다갔다 유지되는 따뜻하고 이완된 에너지 느낌이 아니라 '공격'적인 것이 나온다. 왜냐하면 '비판'을 했으면 자신의 비판을 정당화 하기 위해서 행동을 취하고 싶어지기 마련이니까. 비난의 말을 더 한다던가. 제재를 가한다던가. 뭐라고 비난의 말을 한다던가 말이다. 이것의 결말은 뻔하다.

6. 감정의 흐름을 중지/ 전환시킴
* 그렇게 풀죽어 있지 마, 기운 내서 이 상황을 한번 다르게 보자.
* 이 세상에 너보다 더 힘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 이것은 상대의 느낌을 '하지마'라고 하며 부정적이게 느끼게 한다. 스스로 필요한 욕구의 충족과 충족되지 못함에서 나오는 느낌은 느낌 자체로 '신호'의 역할을 할 뿐이지 그것이 나쁘다던가 좋은 것이 아니다. 따라서 '느끼지 말라고' 하는 것은 그런 느낌은 나쁜 것이니 느끼지 마/ 와 같아진다. 느낌은 거부할 필요 없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그 뒤에 있는 욕구를 찾는 역할을 해주면 되는 것이다. 슬픈걸 잊겠다고 아무리 노력해봐야 해결되지 않는다.

7. 동정/애처로워하기
* 어쩜 그렇게 일이 꼬이니. 정말 안됐다.
* 큰일 났다. 너 이제 어떻게 사니?

8. 조사하기/심문하기
*언제부터 그렇게 느껴지기 시작했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말하는 사람이 상대를 공감한다기 보다 자기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알려고자 하는 욕구가 더 강하다. 이것은 특히 아이들에게 주의해서 써야 한다. 아이들은 아직 자신을 잘 들여다볼 줄 모르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에 대해 판단내리기 어려운데 ~했어? 누구는 어쨌어?  뭔 일있는거야? 이런 식의 말들은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9. 평가/빈정대기
* 넌 너무 나약해. 그래서야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겠니?
* 내 말 안 듣더니 이제 와서 하는 소리가 고작 그거야?

10. 한 방에 딱 자르기
* 됐어. 시끄러 그만 좀 해.
* 한잔하러 가자.

- 남자들은 자신의 느낌을 직시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경향이 있다. 느낌을 직시하는 것은 여자가 더 잘하는 편인데 남자들이 말을 '한방에 자르고' 주의를 전환하려고 하는 것 또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인데 이것은 크리슈나무르티가 말한것 처럼 자신이 직시하지 못하는 '두려움'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단순한 '신호'로서 직시할 줄 알아야 거기서부터가 시작인데 이것이 두렵기 때문에 회피하기도 한다.

#  어쩜 이렇게 공감에 방해되는 말들을 많이 했는지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느껴보니 소통과 소통이 아닌것의 차이를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매우 쉽게 하는 '공감방해'의 말들은 또 너무 재미있었다. 우리는 언제나 실수할 것이다. 어디까지나 실 수 할 것이다. 그 실수를 무겁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웃으며 교정해 나갈 수 있다면 아름답지 아니한가~~~~~~~~!!! 오늘의 따뜻한 수업에서도 나의 욕구인 '평안함'과 '재미'가 많이많이 충족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