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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하루

성향


[ 저마다의 색깔. 2010_12 MOMA, NY  Eunice ]


사람은 저마다 가진 성향이 있다.
메뚜기 뛰는 사람은 계속 메뚜기 뛰려하고 지하철에서도 더 좋은 자리가 생기면 옮기고 싶어한다.
끝이 흐지부지 한 사람들은 끝에 가까워져 오기만 하면 마음이 지루해진다.
가만히 못 있는 사람은 1시간만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마음에 딴 데로 간다.
쉽게 생각하는 성향의 사람은 쉽게 생각하고 결단 내리고
너무 디테일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매사에 디테일하다.

완성도를 120%로 하는 사람은 어떤 일도 80%는 못한다.
그건 오히려 그 사람에게 곤욕이 될 수 있다.
반대로 70%으로 일 처리를 하는 사람은 100도 120%도 하면 에너지 소모도 크고
잘 하지도 못한다.
걷다가 자꾸 쉬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계속 일정 시간이 지나면 쉬고 싶어하고
다 걷고 나서 쉬고 싶어하는 사람은 참고 간다.

파도를 알고 파도가 지나가도 그 자리에 떠 있는 사람과
쓸려 가는 사람이 있다. 파도가 커서 쓸려간 것은 아니다.
간단한 파도에도 그냥 휩쓸려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성향의 사람이 있다.

내가 쉬고 싶고 힘들어 해서 절대적으로 쉬고 싶었을 때
그건 내게 큰 파도였고 누군가에게는 큰 파도였지만 버틸 수 있는
성향이 그를 버티게 하기도 했다.

잘 견디고 무르익는 사람과 빨리 쳐 내는 사람이 있다.
성향은 잘잘못이 없지만 원한다면 함께하는 사람의 성향을
잘 보는 것이 좋다. 함께 일을 도모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그 자리에 적합한 '성향'을 가지는 것이 좋다.
다른 많은 것들이 뛰어나다고 해도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혹은 툭하면 뒤집어 엎는 사장이라면 나에게 '적합한' 자리가
되지 못할 것이기에.

내가 선호하고 내가 좋아하고 내가 함께하려는 '성향'을 보는 것.
나는 그것이 진득함과 한결같음 그리고 투명하려는 성질이다. 나는 그런 사람을 볼때
함께하고 싶고 그런 사람을 볼 때 '일급청정수'의 느낌을 받는다.

하나로 되는 인간은 하나만 있으면 되지만 여러개를 취하고도
모자라는 인간도 있다. 그 사람이 못되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성향이다.
결혼 후에도 찝적대는 인간이 있고 만나는 사람이 있어도 성에 안차는 사람이 있다.
반면 하나만 있어도 감사하고 그것이 전부인양 사는 사람도 있다.

문제가 생기면 뒤집어 엎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고 곰곰히 따져보는 사람도 있다.
도박도 성향이고 도둑질도 성향이고 폭력도 성향이고 외도도 성향이다.
'자신의 선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원치 않는 성향이 있을 때
'교정'을 만드는 것은 '인식이다.
대부분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자신이 왜 그러는지 어떤 성향이 있는지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냥 화내고 싶거나 그냥 마음이 지루하거나 그냥 다른 것들이
필요해지거나 그냥 중도하차 하고 싶거나 하는 마음이 든다.
여기에 '인식'이 필요하다. 자신의 성향으로 인해서 불편하다면 말이다.
한가지 내 인식에 대해서 '교정' 중이다. 내 마음이 그런 성향을 드러낼때 나는
내 머리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인식한다.

우리에게는 모두 소프트웨어가 깔려져 돌아가는데 사실 무엇이 돌아가고 있는지
잘 모른다. 작업관리자를 보지 않는 이상 모를 뿐더러 작업관리자를 봐도 그게 뭐가
돌아가고 있는건지 잘 모르는 것들이 많다.

내 인식에 내가 원치 않는 나의 성향 하나가 들어올 때 그 성향의 프로그램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챘을 때 다른 길을 뚫어 주려고 한다.
그리고 마음을 다시 지켜본다. 마음이 저항하지 않도록 혹은 지루해하지 않도록
그 성향이 드러나는 시점을 잡고 이해하고 수용하고 다른길로 보낸다.
그렇게 프로그램을 하나씩 점검하고 바꾸고 있다.

여전히 내가 강렬하게 원하는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그걸 가진 사람을 볼때면
안정감이 든다. 그런 사람과 함께하면 좋다.

사람은 주변의 영향을 알게 모르게 받게 되어 있는데 주변의 성향이 자신에게 또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마 가족성도 생기는게 아닌가 싶다.
주변의 프로그램까지 설치되는 우리의 하드웨어는 그래서 깨어 있지 못하면
원치 않는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작동된다. 게다가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성향이라면 더더욱이나 그렇다.

그래서 나는 내 주변도 유심히 보고 사람들의 주변도 유심히 본다.
보다보니 감사한 프로그램이 참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의 대개 따뜻함과 안정감과 여유로움이고 병 있는 사람이 없고
그 자리에 한결 같이 있어주어서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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